검색결과8건
산업

"폭염 인명사고도 중대재해법 위반"...건설업계 폭염 대책 분주

한낮 체감온도가 40도에 육박하는 폭염이 기승이다. 건설 현장은 무더위로 인한 온열질환에 취약한 대표적인 사업장으로 분류된다. 대형 건설사들은 저마다 폭염 속에 근로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작업열외권을 마련하거나 '고드름캠페인' 등을 진행하면서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지난해부터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 대상에 '열사병'이 포함되면서 저마다 인명사고를 막기 위해 고심하는 분위기다. 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 6월부터 작업열외권 제도를 마련하고 운영 중이다.작업열외권이란 근로자들이 무더운 현장에서 작업을 하다가 건강 상태에 이상을 느낄 경우 작업 열외를 요청하면 바로 작업에서 제외될 수 있는 제도다. 잔여 근무시간에 대해 당일 노임 손실도 보존해 주지만, 인사상 불이익은 받지 않도록 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현대건설은 작업열외권을 협력업체 소속 일용직 직원을 포함해 현장 근로자 모두에게 적용하고 있다. 롯데건설은 9월까지를 혹서기 특별 관리 기간으로 지정했다. 각 현장마다 폭염 대비 온열질환 예방 가이드를 배포해 고용노동부의 3대 중점사항(물·그늘·휴식)을 준수하고 있는지 점검하고 있다. 폭염특보 발령 시 알림 문자너 스피커 등으로 근로자에게 안내해 휴식 또는 근무시간 조정을 보장하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근로자의 온열질환으로 인한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HDC 고드름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모든 근로자에게 제빙기와 에어컨, 냉동고가 있는 고드름 쉼터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혹서기 관리 전담 인원인 '아이스맨'을 배치해 옥외 근로자에게 아이스 조끼 등을 지급한다. 중앙안전대책본부는 이달부터 폭염 위기경보를 가장 높은 '심각'으로 격상했다. 지난 2019년 이후 4년 만이다. 정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온열질환으로 23명이 사망했다. 지난해의 3배 수치다. 온열질환이란 폭염으로 발생하는 질환으로 어지러움·발열·구토 등의 증상을 보이며 일사병·열사병·열경련 등이 있다.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은 '고열작업 또는 폭염에 노출되는 장소에서 하는 작업으로 발생한 심부체온상승을 동반하는 열사병'을 직업성 질병 중 하나로 명시했다. 건설 현장에서 열사병으로 1년내 3명 이상의 열사병 환자가 발생하거나, 사망자 발생한 사업장은 처벌을 받게 된다. 대형건설사들이 폭염에 따른 온열질환 발생을 줄이기 위해 노심초사하는 배경이다. 업계 일부에서는 대형 건설사의 현장은 그나마 나은 편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중소 건설사가 이끄는 소규모 현장 등 실상은 폭염 대책에 여전히 열악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현재 고용노동부의 폭염에 따른 휴식 부여 '권고'를 법제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용노동부는 현재 폭염특보가 발령되면 10∼15분 이상 규칙적인 휴식을 부여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건설노조)은 "더워 죽는 것보다 굶어 죽는 게 더 무서워 작업을 중단해 달라는 말도 꺼내지 못한다"며 "고용노동부는 권고만 하지 말고 고용노동부령을 개정해 폭염대책을 법제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08.07 07:07
부동산

유명무실 중대재해처벌법? 곳곳에서 노동자 사망 사고

최근 건설 및 산업 현장에서 노동자들이 죽거나 다치는 사고가 이어졌다. 정부는 근로자 사망 등 산업재해가 발생할 경우 경영책임자에게 여죄를 묻는 중대재해처벌법(중대재해법)이 올해 1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여전히 노동자의 안전이 최우선으로 고려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고용노동부(고용부)에 따르면 지난 21일 경기 안성시 KY로직스 저온 물류 창고 공사 현장에서 타설 작업 중 동바리(가설 부재)가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내려앉았다. 건물 4층 거푸집 약 50㎡가량이 3층으로 내려앉으면서 4층에서 콘크리트를 붓던 근로자 5명이 5∼6m 아래로 떨어져 크게 다쳤다. 사고 발생 후 3명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는데, 이 중 40대 남성과 60대 남성이 숨졌다. 30대 여성은 병원으로 이송돼 수술을 받았으나 중태다. 함께 추락한 다른 2명 역시 중상을 입고 치료 중이다. 시공사인 SGC이테크건설은 지난해에도 대구 내 주상복합 신축공사장과 인천 물류센터 신축공사장에서 2건의 사망 사고를 일으켰다. 2020년에도 1명이 사망해 해당 시공사에서 2년간 총 3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노동부는 시공사인 SGC이테크건설의 중대재해법 위반 여부 조사에 착수했다. 지난 1월 27일부터 시행된 중대재해법은 상시 근로자 50인 이상(건설업은 공사금액 50억원 이상) 사업장에서 근로자 사망 등 산업재해가 발생할 경우 사업주·경영책임자를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의 벌금을 물리는 것이 골자다. SGC이테크건설은 상시 근로자 수가 200명이 넘어 중대재해법 대상이다. 전국에서 사고가 났다. 같은 날 경북 포항시 남구 동국S&C 1공장에서는 하청업체 소속 60대 노동자 한 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숨진 노동자는 천장 크레인에서 떨어진 물체에 맞아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동국S&C 1공장은 50인 이상 사업장으로 중대재해법 적용 대상이다. 고용부는 사고 확인 즉시 해당 사업장에 작업 중지 조처를 내리고 중대재해법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도 들여다보고 있다. 21일 인천시 미추홀구 도화동 한 신재생에너지 관련 업체의 공장에서는 5m 높이에 설치된 바닥 철판이 무너지면서, 철판 위에서 작업하던 노동자 4명이 다쳤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들 4명은 부상 정도가 심하지 않은 상황이다. 고용 당국은 현장에서 안전 수칙이 제대로 지켜졌는지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건설 현장에서 인명 사고가 끊이지 않으면서 정부와 시공사 등의 관리 감독이 부실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중대재해법이 시행된 이후 사망 사고가 발생해 수사를 받는 10대 건설사는 DL이앤씨·대우건설·현대건설·SK에코플랜트·롯데건설·현대엔지니어링 등 6곳에 달한다. 중소 규모의 건설 현장까지 넓힐 경우 올해 상반기 건설업 사망자는 222명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안성 창고 공사 현장 사고 원인으로 추측되는 동바리 설치 부실로 인한 거푸집 붕괴는 올해 초 광주광역시 서구 아파트 공사현장 붕괴사고의 주원인"이라면서 "다른 업체에서 붕괴사고가 일어나기도 했기 때문에 관련해서 안전점검만 했어도 사고를 막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2.10.24 07:00
산업

아울렛 화재에 성남FC 의혹까지...현대백화점, 잇단 검찰 조사에 '초긴장'

현대백화점그룹에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최근 대전아울렛 화재 사고와 성남FC 의혹과 관련해 검찰의 대대적인 조사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은 화재사고로 유통 기업 첫 중대재해처벌법 사례가 되진 않을지, 성남FC 의혹과 관련해서는 자칫 뇌물공여 혐의로 대표가 기소되지 않을지 우려하는 눈치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최근 현대백화점 본사(서울 대치동)와 압구정 본점·판교점 등을 압수수색했다. 성남FC 후원과 관련된 의혹을 조사하기 위해서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시장(성남FC 구단주)으로 재직할 당시 관할 기업들이 인·허가 등 민원을 해결해준 대가로 성남FC에 광고비 등 명목으로 후원금을 냈다는 게 골자다. 현대백화점은 성남FC에 2015년 2억6000만원, 2016년 3억원을 냈다. 현대백화점은 2015년 8월 알파돔시티에 판교점을 개점했다. 백화점 개점을 앞두고 인근 상인들은 상권·생존권 보호 등을 이유로, 주민들은 교통난 등을 이유로 반발했다. 검찰은 현대백화점이 낸 후원금이 이런 반대 민원 해결의 대가로 추정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번 수사에 따라 현대백화점에 제3자뇌물공여죄가 적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앞서 검찰은 이번 의혹과 관련해 뇌물공여 혐의로 전 두산건설 대표를 불구속 기소했다. 두산건설은 이재명 대표가 시장 재직 시절 55억원 상당의 광고 후원금을 내고, 그 대가로 두산그룹이 소유한 분당구 정자동 병원 부지 3000여 평을 상업용지로 용도 변경하는 데 특혜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당시 성남시가 용적률과 건축 규모, 연면적 등을 3배가량 높여주고, 전체 부지 면적의 10%만을 기부채납 받았는데, 이에 두산 측이 막대한 이익을 본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두산건설의 사례를 보면 현대백화점도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검사들이 (성남FC 의혹에 연루된) 기업을 각자 전담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집중적으로 파헤치고 있어 자칫 현대백화점 대표도 뇌물공여죄로 기소되진 않을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현대백화점은 지난달 26일 발생한 대전 현대프리미엄아울렛 화재 사고와 관련해서도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총 7명이 사망자가 발생한 이번 사고와 관련해 검찰은 공공수사부 검사 등 총 6명을 파견해 경찰, 노동청 등과 함께 합동감식반을 꾸려 화재 원인과 화재 확산 경위 등을 조사 중이다. 이번 조사 결과에 따라 현대백화점은 중대재해처벌법(중대재해법)을 적용받을 수도 있다. 아웃렛을 운영하는 현대백화점은 규모 측면에서 중대재해법 적용 대상이다. 지난 1월 27일 시행된 중대재해법은 산업현장에서 중대재해가 발생했을 때 사업주에게 책임을 묻고 처벌하는 법이다. 상시 근로자 수 50인 이상 기업의 사업장에서 사망사고 등 중대 안전사고가 발생했을 때 경영책임자가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확인되면 1년 이상 징역으로 처벌한다. 현대백화점이 중대재해법 수사 대상이 되면 유통업계 1호로 기록된다. 이와 관련해 법조계 관계자는 "현대백화점이 중대재해법 적용 대상인 것은 맞지만, 수사대상자는 더 확인해봐야 한다"면서도 "중대재해법은 기업 단위로 수사하기 때문에 현대백화점의 경영책임자가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2.10.07 07:00
경제

'중대재해법 1호' 삼표산업, 처벌 어디까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27일) 시행 후 첫 산업계 안전사고가 발생하면서 경영책임자 형사처벌 1호에 이목이 집중된다. 삼표산업 토사붕괴 사고는 29일 오전 10시경 경기도 양주시 은현면 도하리에 위치한 양주석산 골재 채취작업 중 발생했다. 매몰자 3명이 발생됐고 그중 2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나머지 1명은 생사가 확인되지 않았다. 고용노동부는 즉각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 수사에 돌입했다. 삼표산업은 지난해 2건의 산재사망 사고를 냈다. 그 외에도 2019년 1건, 2020년 3건, 2021년 2건에 이번 사고를 포함하면 최근 4년간 7건의 산재 사망 사고가 났다. 안경덕 고용노동부장관은 "지난해 2건의 산재사망사고가 발생한 기업체에서 다시 대형 인명사고가 발생한 것에 대해 참담하다"며 "사고에 대한 신속한 수사를 통해 중대재해처벌법상 철저하게 책임 규명을 하겠다"고 밝혔다. 노동부는 사고 현장에 전면 작업 중지를 명령하고 유사 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삼표산업의 다른 현장의 작업도 멈추도록 했다. 노동부는 삼표산업 특별감독도 추진할 계획이다. 삼표산업 근로자는 약 930명이다. 삼표산업 양주사업소만 놓고 봐도 근로자수 53명이라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에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표산업 경영책임자는 이종신 대표다. 그러나 삼표그룹 대주주이자 삼표산업 대주주는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이다. 정 회장은 그룹 지주사인 삼표 지분 65.99%를 보유하고 있다. 삼표산업의 경우 삼표의 지분율은 98.25%다. 다만, 정 회장이 삼표산업만은 대표이사가 아니고 지주회사 대표이사도 아니라 책임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있어 노동계의 반발이 예상된다. 중대재해법은 사업주나 경영 책임자가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드러나면 처벌할 수 있는 내용이 주요 골자다. 책임자는 1년 이상 징역형이나 10억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진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2.01.30 09:50
경제

포스코 지주사 전환 앞두고 시끌벅적 왜?

지주사 전환을 선언한 포스코가 시끌벅적하다. 오는 28일 지주사 전환이 결정될 임시주주총회가 다가오면서 포스코 본사가 있는 포항시를 비롯해 노조와 소액주주들까지 물적분할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노조 "지주사 전환 중대재해법 회피 꼼수" 25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의 지주사 전환이 중대재해처벌법(이하 중대재해법) 시행과 맞물려 더욱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27일부터 시행되는 중대재해법은 경영 책임자가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위반했을 때 처벌받는 법이다. 공교롭게 중대재해법 시행 다음 날 포스코의 지주사 전환 안건과 관련한 임시주총이 열릴 예정이다. 전국금속노조 포스코지회는 “지주사 전환으로 중대재해법을 피하려고 하는 꼼수를 인정할 수 없다”며 반대하고 있다. 지주사 전환은 지주사 포스코홀딩스와 철강사업회사 포스코(신설법인)로 물적분할되는 게 골자다. 노조는 법인이 분리되면 지주사를 통해 경영은 계속 하되 포스코에서 일어나는 중대재해법 책임에서는 벗어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중대재해법에 따르면 노동자 사망사고 등 중대재해가 발생할 경우 경영 책임자에게 징역 1년 이상이 구형된다. 여기서 경영 책임자는 ‘사업을 대표하고 사업을 총괄하는 권한과 책임이 있는 사람’이다. 이에 최정우 포스코 회장을 비롯한 최고경영자(CEO)들이 경영 책임자로 벌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지주사 전환이 이뤄지면 최정우 회장을 비롯한 CEO들은 사고 책임자에서 쏙 빠져나갈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는 셈이다. 지난 20일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용역사 직원이 작업 중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 3코크스공장에서 스팀배관 보온작업을 하던 용역사 직원 A 씨가 끼임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최정우 회장은 즉각 사과문을 발표했다. 그는 “현재 사고대책반을 설치해 관계기관과 협조하며 정확한 사고원인 파악과 신속한 사고수습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고인과 유가족께 깊은 애도를 표하며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재발 방지 및 보상 등 후속 조치에 모든 힘을 기울이겠다”라고 사과했다. 철저한 사고원인 규명 약속에도 사고를 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지난해 10월에도 포항제철소 내에서 교통사고로 포스코 계열사 소속 직원이 사망한 바 있다. 최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그룹의 모든 업무현장에서 안전을 최우선의 핵심가치이자 기업문화로 정착시켜 나가야 한다”며 ‘안전’을 강조했지만 공염불에 그치고 있다. 포스코지회는 이번 끼임 사고와 관련해 “입사한 지 보름도 안 된 노동자를 안전지킴이 역할까지 겸직시켜 발생한 사고”라며 “2018년 이후 24명의 노동자가 사고로 사망했다. 최정우 회장 임기 동안 20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다”고 지적했다. 대주주 국민연금은 찬성 "수소에너지 등 새로운 성장 기회" 지주사 전환은 최정우 회장의 ‘생존 승부수’로 꼽힌다. 포스코는 2000년 민영화 이후 첫 지배구조 개편에 나서고 있다. 지주사를 통해 효율적인 미래 신사업 발굴과 그룹 사업·투자 관리,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전략을 수립한다는 계획이다. 겉으로 미래 가치를 내세우지만, 속으로는 장기집권 수립을 위한 사전작업으로 의심하는 이도 있다. 포스코지회는 “회장이 이사회를 장악해 장기집권 구조로 갈 가능성이 있다. 또 노사 관계를 회피하기 위한 방안이 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오너가 없는 금융지주처럼 경영권 강화로 장기집권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포스코는 그동안 정권이 바뀌면 수장도 교체되는 ‘포스코 회장 잔혹사’에 시달려왔다. 최 회장의 임기는 2024년 3월까지다. 전례에 따라 임기를 다 마치지 못하고 3월 대선 이후 교체될 가능성이 큰 가운데 지주사 전환을 통한 경영권 강화로 이를 방어하겠다는 의도가 담겨있다. 지주사 전환은 임시주총에서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 출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이 동의하면 가능하다. 현재로써는 24일 9.75%의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 국민연금이 찬성 의사를 밝히면서 통과 가능성이 커졌다. 국민연금 측은 “이차전지, 수소에너지 등 새로운 성장 기회 가능성과 함께 철강 자회사의 비상장 의지를 자회사 정관에 반영한 점을 고려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포스코 측은 과거에도 수차례 지주사 전환에 대한 논의가 있었으나 과거 경험해보지 못한 혁명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현시점이야말로 경영구조 재편에 최적기라는 이사회의 공감대가 있었다는 입장이다. 또 “지주사 체제 전환으로 사업별 전문성을 강화하고 미래 신사업 기회를 발굴하고 육성함은 물론 그룹 사업간 시너지 창출을 통해 기업가치를 제고하고 그룹의 지속가능한 성장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의결권 자문회사인 서스틴베스트는 “기존 회사들에 발생한 디스카운트 규모를 고려할 때 회사가 제시한 주주 친화 정책으로 주주 손해를 상쇄하기에 부족하다”며 소액주주들과 뜻을 함께하며 물적분할 반대 의견을 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2.01.26 07:01
경제

'재해사망률 1위' 오명 현대가 기업, 중대재해법에 떨고 있나

‘현대가’의 경영 책임자들이 중대재해처벌법(이하 중대재해법)의 국무회의 통과로 전방위적인 압박을 받을 전망이다. 제조·건설업 등에서 현대가 기업들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산업재해사망률 1위 오명의 주범으로 지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과 현대자동차, HDC현대산업개발 등에서 중대 재해들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지난 1일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간 업무상 사고와 질병을 포함한 산재 사망자가 매년 발생한 사업장은 현대중공업과 현대차 울산공장 등 28곳으로 집계됐다. 현대중공업에서 34명,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28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또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2018년부터 올해 7월까지 중대 재해에 따른 작업 중지 명령을 8차례나 받았다. 올해 5월에도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서 노동자 1명이 추락해 숨진 사고로 작업 중지 명령을 받는 등 ‘안전 불감증’이 심각하다. 산업안전보건법 등 관련 법규에 따라 노동부는 중대 재해가 발생한 사업장에 재해가 재발할 급박한 위험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작업 중지 명령을 내린다. 기아차도 예외는 아니다. 강은미 정의당 의원이 지난 2015년부터 2019년까지 발생한 산업재해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10대 제조업의 경우 현대중공업이 근로자 1만명당 재해자 수 비율 181.3명으로 1위를 차지했다. 기아차가 재해자 수 비율 97.6명으로 2위에 올랐다. 현대차는 70.2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건설업도 재해가 많은 산업이다. 현대산업개발은 6일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에서 산업재해와 관련해 집중적인 타깃이 될 전망이다. 이날 권순호 현대산업개발 대표가 증인으로 채택됐고, 광주 ‘학동 재개발 붕괴 참사’에 대해 추궁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학동참사 시민대책위는 지난 6월 17명의 사상자를 낸 사고에 대한 진실규명과 피해복구 촉구하는 항의서한을 최근 현대산업개발 측에 전달하기도 했다. 중대재해법에 따르면 노동자 사망사고 등 중대 재해가 발생할 경우 경영 책임자에게 징역 1년 이상이 구형될 수 있다. 경영 책임자가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위반했을 때 처벌받는 법으로 내년 1월 27일부터 시행된다. 또 사망자가 아니더라도 직업성 질병자(화학적 요인에 의한 급성중독 포함 24개 항목)가 1년 이내 3명 이상이 발생하더라도 중대 산업재해로 규정된다. 중대재해법에 따르면 경영 책임자는 ‘사업을 대표하고 사업을 총괄하는 권한과 책임이 있는 사람’으로 규정된다. 해석에 따라서 최종 책임자가 기업의 오너가가 될 수도 있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3세 경영에 나서고 있는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부사장이 최종 책임자로 지목받을 수 있다. 만약 최대 주주가 최종 책임자라면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이 대상이다. 현대차와 기아의 경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최종 책임자가 될 수도 있다. 윤준병 의원은 "반복되는 산재 사망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근로감독체계 개선 및 안전보건체계 구축 등 특단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1.10.05 07:00
경제

올해만 4명 사망, 현대건설 자구안 살펴보니…

올해 4명의 사망 사고를 낸 현대건설이 고용노동부(이하 고용부)에 개선안을 제출했다. 고용부는 현대건설의 개선 계획을 토대로 적정성 여부를 검토한 뒤 필요할 경우 내용 보완을 권고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정치권과 시민사회단체는 고용부와 현대건설이 수박 겉핥기식 감사와 개선안을 서로 주고받았다고 비판하고 있다. 인명사고를 내는 주된 요인으로 지적되는 공사 기간(공기)과 현장 노동자의 참여 등 핵심사항이 빠졌다는 것이다. 고용부 '권고' 사흘 뒤 또 사망사고 고용부는 지난 6월 현대건설 본사와 소속 현장을 대상으로 산업 안전보건감독을 했다. 현대건설 사업장에서 최근 3년 동안 연속해서 사망 사고가 발생했고, 올해도 상반기에만 3명이 세상을 떠난 것에 대한 특별감독이었다. 고용부는 지난 2일 약 두 달간의 감사를 마쳤다. 그러면서 현대건설에서 301건의 산업 안전보건조치 위반을 확인하고, 안전관리 개선을 권고했다. 그러나 나흘 뒤인 5일 경기도 고양의 현대건설 신축 아파트 현장에서 일용직 노동자가 굴착기에 깔려 사망했다. 건설업계는 고용부의 이번 감사는 내년 1월 시행되는 중대재해법의 '전초'로 인식하고 있다. 중대재해법은 노동자가 죽거나 다치는 산업재해가 발생하면 안전조치를 소홀히 한 사업주, 경영책임자에게 징역형 혹은 벌금형에 처하도록 해 1군 건설사 입장에서는 큰 부담이다. 현대건설은 고용부의 권고에 따라 움직였다. 전국 141개 현장에서 중대재해 근절을 위한 안전결의대회를 열고, 협력사에 안전관리 강화 방침을 전달했다. 또 안전관리 우수 협력사에 대한 포상 물량을 총 5000억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안전관리를 철저히 해 사고 발생 위험을 낮춘 협력사에 대해 공사 물량 배정에서 인센티브를 줘 안전관리를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협력사 신규 등록 및 갱신 시, 안전 분야 평가 점수를 기존 5%에서 20%로 4배 강화해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정치권·시민사회 "본질은 공기와 노동자 참여" 정치권과 시민사회단체는 포상으로는 건설 현장 사망 사고를 줄이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인명사고를 발생시키는 본질적인 원인인 공기와 노동자의 참여 부분이 빠졌기 때문이다.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는 본지에 "건설현장 사망사고의 상당 부분은 공기 단축에서 비롯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공기를 줄일 때 건설사에 가장 많은 이익이 남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배 원내대표는 "가령 한 달짜리 공사가 1차 하도급을 거쳐 3~4차까지 내려가면 열흘짜리가 되는 식이다. 공기를 줄이려고 무리하게 작업을 하고 안전 부분을 건너뛰면서 인명 사고로 연결된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고용부는 건설사의 공기 단축 여부를 강하게 규제해야 인명사고를 막을 수 있다. 포상금 지급은 본질적인 문제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며 "1차 협력사에 안전 포상금을 준다 한들 그 돈이 2~4차까지 가기도 힘들다"고 지적했다. 정재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노동안전보건부장은 "현대건설이 안전관리를 위해 5000억원의 포상 물량을 투입하고 결의 대회와 설문조사를 했다고 알고 있다"며 "그러나 건설현장 사망사고는 이런 형식적인 절차와 투자로 줄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근본적으로 안전보건에 관한 현장 노동자의 참여가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 해외에서는 현장 노동자가 무리한 공기 단축을 하거나 현장 안전이 위협받는다고 판단될 때 작업중지를 요청하기도 한다. 현장 노동자의 참여가 보장됐다는 의미다. 고용부 "개선안 검토, 위반 드러나면 엄중 조치" 현대건설은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1년 시공능력평가에서 2위에 올랐다. 건설공사실적과 기술능력 부문에서 고루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그러나 현장 안전 수준은 월등한 시공능력평가와 완전히 달랐다. 현대건설 사업장에서는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48건의 중대재해가 발생했다. 노동자 51명이 목숨을 잃는 등 매년 산재 사망자가 나왔다. 올해에도 노동자 4명이 목숨을 잃었다. 현대건설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산업재해 청문회나 국정감사 때마다 산업재해를 줄이겠다고 다짐해 왔다. 이원우 현대건설 부사장은 지난 2월에도 청문회에 나와 "하청업체에서 안전관리비가 부족하다고 하면 더 지출할 수 있다. 안전관리자를 늘려나가고 정규직화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현대건설 현장에서는 이후 3명의 사망자가 더 나왔다. 정치권과 시민사회가 공기나 노동자 참여에 대한 방안을 마련하지 않고, 협력업체에 대한 포상금 확대 등의 방법만 제시해서는 산업재해를 막기 어렵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고용부 관계자는 "공기 단축이 사망사고의 원인 중 하나라는 지적도 일부 맞다. 그러나 이번 감사는 본사의 안전관리 체계를 본 것이 아니라, 전국 시공 현장에 대해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를 살피고 현재 시점에서 미흡한 부분만 평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협력업체 지원 여부와 체계에 주안점을 뒀다는 것이다. 현대건설은 향후에도 고용부의 집중 관리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고용부는 개선안을 검토한 후 필요할 경우 내용보완을 요구할 예정이다. 또 현대건설이 개선안을 지키고 있는지 꾸준히 모니터링하고, 추가 인명사고에 대해 법 위반 여부를 따지겠다고 밝혔다. 고용부 관계자는 "지난 5일 추가로 발생한 사망사고는 고용지청에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를 검토 중이다. 위반이 드러나면 엄중하게 조치할 것"이라며 "현대건설로부터 추가적인 대책을 받고 보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현대건설 관계자는 "총 5000억원의 포상 물량은 협력사의 자금 부담을 줄이고 공사 초기부터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차원에서 마련됐다. 현재 시공하는 협력사는 2~3차 개념이 없다. 재하도급을 법에서 금지하기 때문"이라며 "다만, 1차 하도급업체가 다른 업체와 연결하는 부분에서는 포상 물량의 낙수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공기 부분은 발주처에서 발주할 때 협의하는 사항이다. 본사에서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이 제한돼 있다"고 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1.08.19 07:00
경제

'산업재해 왕국' 포스코, 최정우 회장 공언 무용지물 또 사망사고

‘산업재해 왕국’ 포스코에서 또 다시 노동자가 숨졌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의 안전에 최우선을 두겠다는 공언도 무용지물이 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8일 포스코 포항제철소 원료부두에서 언로더를 정비하던 협력업체 30대 직원 A씨가 숨졌다. 언로더는 철광석이나 석탄 등을 옮기는 데 쓰는 크레인이다. 업무 수칙상 언로더를 멈추고 정비를 해야 하지만 계속해서 돌아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조사가 이뤄지고 있는 중이지만 안전수칙 위반으로 참변이 일어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번 사고는 최근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안전보건조치 위반 사항이 무더기로 적발된 뒤 발생해 심각성을 더한다. 고용노동부는 잇단 사망사고와 관련해 포스코와 협력사 55곳을 대상으로 12월 17일부터 1월 11일까지 안전보건조치를 감독한 결과 산안법 위반사항 331건을 적발했다. 이어 3년간 정기감독, 기획감독, 특별감독을 6차례 해 안전 대책을 내놓았다. 그럼에도 포스코의 안전 불감증은 심각하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포스코지회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간 포스코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에서 산재로 포스코와 협력사 직원 10여 명이 숨졌다.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당 최고위원회에서 “중대재해법이 통과하면 그 첫 대상은 포스코가 되어야 한다”며 중대재해법 대상 1호로 포스코를 지목했다. 노 최고위원은 “지난 5년간 포스코와 포스코건설에서만 41명의 노동자가 사망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개선되지 않는 모습이다”고 질타했다. 지난 5년간 포항제철소에서 10명의 사망사고 발생했는데 현재 수사 중인 2건을 제외하면 원청인 포항제철 소장이 처벌된 사례는 1건에 그쳤다. 강화되고 있는 중대재해법과 산업안전보건법 등 안전사고에 대한 법망이 촘촘해지고 강력해지면 노동자 사망 등 피해 규모가 큰 사고가 반복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포스코는 더는 면죄부를 받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배관공사 노동사 추락사는 ‘수리 중 기계 가동 중단’이라는 기본 안전수칙이 지켜지지 않은 인재라는 지적이다. 같은 해 11월에는 광양제철소에서 폭파사고로 3명의 인부가 목숨을 잃었다. 포스코는 산업재해가 잇따르자 2018년부터 3년간 노후설비 교체 등 1조3157억 원을 투자해 작업환경을 개선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안전관리 특별대책을 발표하면서 올해부터 3년간 1조 원을 추가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지난달 4일 시무식에서 "안전을 최우선 핵심 가치로 두고 철저히 실행해 재해 없는 행복한 삶의 터전을 만들자"며 말했고, 최근 그룹운영회에서 "안전조치를 취하느라 생산이 미달하는 것은 앞으로 책임을 물을 것이 아니라 오히려 포상해야 한다"라고도 언급했다. 최고경영자의 잇따른 언급에도 불구하고 사망사고가 재발하면서 이런 대책과 발언에 실효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대정 금속노조 포스코지회 비상대책위원은 "회사는 1조 원 이상을 들여 작업 현장을 개선했다고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집진기 등을 제외하면 별로 달라진 것을 느낄 수 없다"며 "실질적 개선이 될 수 있도록 안전관리 대책 마련에 직원과 노조가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1.02.09 11:19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